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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나를 미뤄두고 살았다

시를 정말 사랑했던 감수성 풍만했던 시절의 그리움집안의 좋지 않은 환경으로 나는 중학교 때 방황을 많이 했었다. 소위 말하는 비행청소년에 가까운 삶 속에서 일탈한 나의 마음은 점점 피폐해져 갔고, 말과 행동은 거칠고 폭력적으로 변해 갔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죄책감조차 모른 채 나쁜 짓도 하고 다녔었다. 한마디로 청소년 시절, 방황 그 자체였다.그 시절의 방황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기댈 곳 없던 마음이 스스로를 갉아먹던 시간이었고, 거칠어진 행동 뒤에는 설명되지 않는 공허가 늘 따라다녔다.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이렇게 살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 생각은 아찔하게 머리를 스쳤고, 나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쁜 방향으로 흘러갈 것만 같았다. 최악이었다. 그래선 안 되겠다는 생..

인생에세이 2026.04.15

가족을 몰랐던 사람이 가족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는 어릴 적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환경에서 자랐다. 집은 쉼이 아니라 벗어나야 할 대상이었고, 문을 나서는 순간이 자유였다. 돌아오는 길은 늘 무거웠다.나의 유일한 탈출구는 집을 떠나는 것이었고, 그것이 삶의 최우선 목표였다. 직장생활을 하며 결국 집을 벗어났다.폭력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철저히 홀로서기에 집중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대신 스스로를 강하게 통제하는 삶이었다. 안정은 있었지만 어딘가 비어 있었다.결혼은 애초에 선택지에 없었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무너진 가정이 가장 큰 두려움이었고, 그 다음은 가난이었다. 나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스스로 벌어 독립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성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결혼에 대해서는 답을 할 수 없었다. 내세..

인생에세이 2026.04.15

조용한 진화, 386에서 스마트폰까지 내가 건너온 시간

386컴퓨터에서 노트북까지의 여정처음 조선소 설계실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컴퓨터는 중앙 서버실에서 처리하고 각 부서에는 입력 단말기만 있던 시절이었다. 모든 프로젝트의 근무시간과 도면 작성 시간을 입력하는 단말기였고, 출력은 별도의 전산실에서 진행되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PC라는 개념의 컴퓨터가 부서에 보급되기 시작했고, 문서를 작성하고 저장은 플로피 디스크로 하는 소위 386 컴퓨터였다. 이는 당시 기준으로 엄청난 혁신이었다. 중앙 서버와 분리된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했고, 입력과 동시에 결과를 모니터로 확인하고 프린터로 출력까지 가능했다. 이런 기계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 운영체제는 도스 시스템으로, 직접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는 초기 형태의 PC였다.그 시절 컴퓨터는 단순한 도구가 ..

인생에세이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