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험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끝나 있다.우리는 아직 보지 않았는데도, 마음속에서는 이미 결론을 내려버린다.그리고 그 순간, 중요한 장면 하나가 조용히 사라진다.몇년전 아내가 갑자기 연극을 보러 가자고 했다. 나는 왠 연극? 하고 반문을 하니 아내가 웃으면서 아는 지인이 초대권을 주었다고 했다.그 말은 가볍게 던져졌지만, 나는 이미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아직 보지도 않은 무대를 마음속에서 정리해버린 상태였다.그때의 나는 ‘보는 것’보다 ‘아는 것’을 더 믿고 있었다.내심 연극에 대한 관심도 없고 별재미 없을거라는 생각이 머리에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큰 극장에서 보는 큰화면도 아니고 음향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기에 무관심이 맞다고 하는게 더 정확했다.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