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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는 빨라졌지만,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개인용 차량에 대한 기술발전과 삶에 대한 비교·회상 나는 처음 차를 대했던 것은 조선소 시절,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몇몇 직원들과 공동으로 구입한 포니 중고차였다. 순수 운전연습용으로 맨땅에 도로주행 선을 그어 놓고 처음 운전대를 잡았다. 액셀을 밟아 차가 움직이던 그 순간은 정말 신기했다. 맨땅 위에 그어 놓은 서툰 선을 따라 움직이던 차는, 내 세계를 처음으로 넓혀주고 있었다. 조선소에서는 개인 시간이 거의 없었기에 면허 취득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89년 8월, 서울에서 3개월 머물 기회가 생겼고 그때 도전했다. 상계동 시험장에서 필기를 통과하고 ‘야매’ 교습으로 실기를 준비했다. 코스 2번, 주행 2번 탈락 끝에 5번째에 합격했다. 손에 쥔 면허증은 종이 한 장이었지만, 그 안에..

인생에세이 2026.03.31

시간이 만든 명품, 사람이 되는 길

명품지갑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사용한 볼펜과 만년필은 국민학교 때 쓰던 연필과는 분명 다른 세계였고, 그것은 단순한 필기구가 아니라 ‘가치를 드러내는 물건’이었다. 누구나 하나쯤 갖고 싶던 파커 볼펜과 만년필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학교 앞 노점에서 그것들을 바라보던 시간은 물건이 아니라 ‘동경’을 쌓아가던 순간이었다. 당시에는 쉽게 가질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도 그 물건의 가치는 더 크게 느껴졌다. 하나라도 가지고 있으면 집이 잘 사는 친구로 보였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부의 기준이 되어 내 안에 자리 잡았다. 직장생활을 하며 처음 산 니콘 필름카메라는 월급의 세 배가 넘는 고가의 제품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의 수준’을 사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인생에세이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