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의 둘째 날이었다.느긋하게 흐르던 오후, 지인의 아주 친한 동생 부부가 놀러 온다고 했다. 한 번 스쳐 지나가듯 본 적은 있었지만, 제대로 인사를 나눈 적은 없던 사이다. 이번에는 같은 자리에 앉아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다.캠핑테이블 사이로 잠깐의 어색함이 스쳤지만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사람 사이의 거리는, 의외로 식탁 하나면 충분히 좁혀진다.그 부부는 40대 후반이었고,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를 한 명 두고 있었다. 아이에게 물었다.“먹고 싶은 거 있어?”어른들 입맛 위주의 음식이 혹시 맞지 않을까 싶어서였다.아이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저는 안성탕면이 좋아요.”그래서 다시 물었다.“신라면은 어때?”아이는 같은 속도로 답했다.“안성탕면이요.”그 짧은 반복은 이상하게도 길게 남았다.누군가 라면을 ..